기독교 신자에게 홍해는 '모세의 기적'으로 통한다.

바다에 길을 내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 병사를 따돌렸다는 이야기는 홍해에 신비감을 준다.

생각해 볼 것은 땅 갈라짐 이후 물이 차올라 만들어진 홍해의 수심이다.

홍해의 평균 수심은 약 500m 정도다. 그래서 모세의 기적이 가능할지에 관한 의구심이 든다.

곳에 따라 수심이 얕은 곳도 있지만 홍해의 땅 자리는 기본적으로 좁고 깊다.

내려가고 올라오는 데 제약이 큰 지형 조건이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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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야기의 무대가 '황해'라면 사정이 달라진다.

황해는 지난 빙기 때 육지였고, 지금도 평균 수심이 약 50m 정도로 낮다.

물길이 열리면 충분히 건널 수 있는 지형 조건인 셈이다. 

그런 면에서 '현대판 모세의 기적'으로 불리는 진도 바닷길은 조수간만의 차가 열어 준 흥미로운 지리 이벤트다. 이 역시 좁고 깊은 홍해라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