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 자식의 키는 아버지가 키운다.

A박사) "자녀 키우기 힘드시죠? 공부 모드로 착실하게 확 바꾸고 싶으시죠? 신이 내려주신 확실한 방법이 딱 한 가지 있는데…."

학부모) "가르쳐주세요."

"가르쳐줘도 못 하실 걸요."

"뭐든지 할 수 있어요. 가르쳐만 주세요."

"에이, 못 하실 거예요."

"죽는 것 아니면 뭐든 할 수 있다니까요."

"그럼, 칭찬해주세요. 딱 3개월만 뭔 짓을 하든 야단치지 말고 칭찬만 해주세요."

유명 강사의 학부모 설명회. 뭔가 특별한 방법을 기대했던 학부모들은 약간 실망한 눈치였다.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그 칭찬? 그걸 왜 못 해? 그러나 강사는 못 할 거라고 연신 대못을 박았다.​

자식, 특히 사춘기 아들을 키운다는 건 정말 힘들다. 쇠팔찌 채워서 경찰서든 병원이든 처넣어 버리고 싶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오죽했으면 북한의 김정일이 살아생전에 남침을 못 한 이유가 중학생들 때문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왔을까.​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골칫덩어리지만, 내 팔자에 네가 있는데 어떻게 해? 작심하고 강사의 말을 실천하기로 했다.

1년도 아니고 딱 3개월이라잖아. 그날부터 눈에 불을 켜고 칭찬거리를 찾아 칭찬했다.

아들은 시도 때도 없이 틈만 나면 삐딱선을 탔지만 수양하는 심정으로 참고 또 참았다.

속으론 가자미눈으로 흘겨보면서도 입으로는 칭찬하고 또 칭찬했다.​

하지만, 강사의 예언대로 작심삼일이 되고 말았다. 끝없이 내 속을 뒤집는 아들에게 난 결국 폭발한 것이다.

쉬울 것 같았는데, 칭찬이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살다 보면 형식이 내용보다 중요할 때가 있다. 억지로 칭찬했지만 하다 보니 관심과 애정이 생기고,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격려와 위로라는 걸 깨달았다.​

자식의 키는 아버지가 키운다. 오늘도 나는 도를 닦는다.​

출처: 조선일보 사설·칼럼 [일사일언] 2013년 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