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프리드먼이 본 마다가스카르

마다가스카르는 아프리카 동부 해안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섬나라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10개국 중 하나다. 나는 2014년 여름에 그곳에 갔다. 이 나라의 경험은 세 가지 가속화 때문에 어떻게 ‘평균의 시대가 끝났는지’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다.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까? 

마다가스카르의 인구는 지난 20년 동안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연간 인구 증가율은 2.9퍼센트로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았다. 이 섬의 인구는 2008년부터 2013년에 이르는 기간에만 300만 명 넘게 늘어 1990년 인구의 두 배 가까운 2,300만 명에 달했다. 이곳은 섬이다. 더 커질 수 가 없다. 냉전이 끝난 후 외국의 원조가 줄어든 데다 갈수록 가혹해지는 사이클론에 따른 피해가 겹쳐 도로와 발전소, 그리고 수자원 기반 시설은 황폐해졌다. 나는 두 시간동안 지프를 타고 이 나라의 대동맥에 해당하는 도로를 따라 내륙으로 들어갔는데, 도로 유실이 심해서 끈임없이 이어지는 웅덩이들을 지나가야 했다. 그것은 내가 지구상에서 다녀 본 길 중에서 단연 최악이었다. 

마다가스카르 인구의 90퍼센트 이상이 하루에 2달러에도 못 미치는 돈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따라서 학교에 가야 할 60만 명의 어린이들이 배움터에 가지 못하고 있는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마다가스카르는 냉전 시대의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이곳저곳에서 원조를 받았다. 미국은 한동안 그곳에 NASA의 위성 추적을 위한 관측소를 두면서 대가를 지불했다. 프랑스는 옛 식민지인 이 나라에 원조를 해주고 마다가스카르 군대에 전투기를 포함한 무기를 보내주었다. 쿠바는 교사를 파견했으며, 중국은 도로 건설 인력을 보내고 설탕공장도 지어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놀랍게도 이 나라의 빛나는 흰색 대통령궁(마다가스카르판 백악관)은 1970년대에 북한이 설계하고 지어준 것이다. 그들은 또한 마다가스카르 대통령 경호원들을 위해 세부적인 것들을 훈련시키고 농업과 관개 사업에도 도움을 주었다. 

오늘날 그 원조 중 대부분은 더 이상 제공되지 않고 있으며, 이 섬의 일부는 씻겨나가고 있다. 마다가스카르의 농업 용지는 철분이 많고 자양분이 부족하며 보통 매우 부드럽다. 지난 한 세기 동안 마다가스카르 사람들은 숲의 90퍼센트를 화전농업 용지와 목재, 땔감, 그리고 숯을 얻기 위해 베어버렸다. 실제로 대부분의 언덕에는 비가 올 때 토양 유실을 막아줄 나무가 더 이상 없다. 북서쪽 해안을 따라 날아가다 보면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내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붉은 색 토양이 마치 피를 흘리듯 벳시보카 강으로 흘러들고, 이는 다시 봄베토카 만으로, 그리고 인도양으로 흘러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공중에서 보면 거대한 붉은 깃털 모양을 이루고 있다. 그 혼란상은 너무나 넓게 퍼져 있어서 우주비행사들이 우주 공간에서 사진을 찍은 적도 있다. 그 모습은 마치 온 나라가 피를 흘리는 것 같다. 이는 모두에게 비극이다. 

세계야생동물기금world wildlife Fund은 “마다가스카르 지상의 포유류 98퍼센트, 파충류 92퍼센트, 식물 68퍼센트, 그리고 번식 조류의 41퍼센트는 지구상의 다른 어느 곳에서도 서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마다가스카르는 또한 전 세계 카멜레온의 3분의 2와 여우원숭이 50종의 고향인데 이들은 이 섬에서만 볼 수 있다. 불행히도 너무나 많은 동물들이사냥에 희생됐다. 온갖 불법적인 교역이 세계화하면서 마다가스카르는 야생동식물 불법 거래의 장이 되었고, 중국 상인들은 값나가는 자단 목재부터 희귀한 각종 거북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들을 불법적으로 수출하기 위해 부패한 관리들과 결탁하고 있다. 한동안 세계화 바람을 타고 일부 섬유 제조 업체들이 마다가스카르에 들어와 일자리를 만들었다. 

그들은 공장을 짓고 낮은 수준의 기술이 필요한 고용기회를 제공했지만 나중에 현지 정치가 지나치게 불안정해지자 갑자기 투자를 중단하고 베트남 같은 곳으로 옮겨가버렸다. 이들 제조업체들은 선택권을 갖고 있었고 정치적 혼란에 겁을 먹게 되자 바로 떠나버렸다. 텅 빈 공장들이 바로 그런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그리고 탈냉전의 세계에서는 한때 마다가스카르가 평균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이제 평균에 훨씬 못 미치는 것이 되고 말았다. 마다가스카르에서 의무교육은 열다섯 살까지만 제공되며 현지의 마다가스카르어로 이뤄진다. 이런 식으로는 고임금 일자리를 위해 예컨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컴퓨터 코딩을 가르치는 에스토니아 같은 나라들과 경쟁하기 어렵다. 

마다가스카르가 어떻게 이러한 추세를 바꿀 수 있을지 알아내기는 어렵다. 1984년부터 마다가스카르에서 환경 보전을 돕는 일을 해온 국제 보존협회Conservation International의 저명한 영장류 학자인 러스 미터마이어Russ Mittermeier는 “토양이 더 많이 침식될수록 사람들이 뭔가를 가꿀 땅이 더 줄어든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불안을 더 많이 느낄수록 그들은 일종의 보험으로서 아이들을 더 많이 낳는다.

[늦어서 고마워] 중에서 - 토머스 프리드먼 지음 - 정경덕 옮김 - 21세기 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