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그토록 넓은데 어째서 시차가 없을까?

지구는 24시간 동안 한 바퀴를 돈다. 지구 한 바퀴인 360도를 24시간으로 나누면 1시간에 15도인 셈이다.

남북으로 길게 뻗은 나라에서는 시차가 없지만, 동서로 넓게 뻗은 나라에서는 둘 이상의 시간대가 존재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시계의 시간과 생활의 시간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동서로 가장 길게 뻗은 나라는 물론 러시아다. 놀랍게도 그 경도차는 170도로, 이것은 지구의 약 반 바퀴 가량이 된다. 극동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아침을 먹고 있을 때 유럽에 가까운 지역에서는 전날 저녁을 먹고 있다는 소리다. 이정도로 생활시간에 차가 있으면 하나의 시간대에 있기가 힘들다. 그래서 러시아에서는 열한 가지의 시간대를 두고 있다.​

미국도 러시아 정도는 아니지만 같은 이유로 본토에서만 네 가지 시간대를 두고 있다.​

그러나 넓은 지구에는 예외도 있다. 

바로 중국이다. 중국 본토의 경도차는 60도 이상이나 되므로 단순히 생각하면 네 가지 시간대가 있어야 하는데, 놀랍게도 중국은 하나로 통일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이 시간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은 베이징이나 상하이 근처를 지나가는 동경 120도 선이다. 그러므로 베이징이나 상하이에서는 시계의 시간과 생활의 시간이 맞지만, 서쪽 지방에서는 점심 뉴스를 이른 아침에 듣는 사태가 일어난다.​

이쯤 되면 ‘차라리 동서 한가운데를 기준으로 삼았으면······’ 이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중국의 경우 동부와 서부가 극단적으로 인구밀도가 다르기 때문에 인구가 집중해 있는 동부 연안지역을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또 이 문제의 배경에는 서부에 살고 있는 사람들 중에 발언권이 적은 소수 민족이 많다는 점도 연관되어 있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세계지도] 재미있는 지리학회 지음, 북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