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후의 식민지’ 지브롤터에 원숭이가 많은 이유

세계 지도를 펴고 스페인의 남동부를 찾아보면, 모로코와 해협을 사이에 두고 삐죽이 튀어나와 있는 곳이 있다. 이 반도가 바로 지브롤터라고 불리는 지역으로, 현재는 스페인의 영토가 아닌 영국의 직할 식민지이다.

유럽 최후의 식민지 지브롤터의 크기는 약 6㎢ 정도에 불과하다. 그 대부분을 ‘지브롤터의 바위산’ 또는 ‘더록’ 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석회암 산지가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지도상에서는 하찮은 존재인 지브롤터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수세기 전부터 유럽 각국이 권리를 주장하며 다툼을 벌여 왔다.

각 나라들이 이렇게 지브롤터를 고집하는 까닭은 이 반도가 지중해 서쪽 입구를 지키고 있는 위치에 있어서 무역상으로나 군사상으로 중요한 곳이기 때문이다. 현재 바위산을 지키고 있는 영국군은 방위를 위해 143개의 동굴과 50km의 도로와 터널을 만들었다고 한다. 또 지브롤터의 주민들은 히스패닉계가 많지만 스페인의 개입에는 부정적이며, 독립을 원하면서도 현재 영국의 지배를 받아들이고 있다.

영국의 지브롤터에 대한 지대한 관심은 이 지역 원산의 바바리원숭이를 다루는 데서 알 수 있다. 바바리원숭이는 유럽 유일의 야생 원숭이인데, 이 원숭이가 지브롤터를 떠나는 때가 영국에 의한 통치가 끝나는 때라는 전설이 있다. 당시 영국의 수상이었던 처칠은 이 전설을 웃어 넘기지 않고, 1944년 바바리원숭이의 수를 늘리고 그 수를 유지하도록 엄중히 지시했다. 이러한 처칠의 지시는 지금까지도 지켜져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이야기가 있는 세계지도 - 오기노 요이치 지음 김경화 옮김/ 푸른길 출판사]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