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생물인 바다표범이 담수호인 바이칼 호에 사는 까닭

러시아 연방의 시베리아 남부에 펼쳐진 호수 하면 우리에게도 친근한 바이칼 호가 떠오른다. 러시아에서도 수많은 시와 민화의 무대였으며, 일본에 전해진 러시아 민요에도 가끔 등장하는 호수이다.

호수는 초승달 모양으로 늘어져 있고 길이는 636km, 최대 폭은 79km로 꽤 넓은 축에 속한다. 호수의 최고 수심은 1,620m 혹은 1,742m라고 하는데, 수심이 세계 1,2위를 다투면서도 물이 맑아 40m 속까지 보인다고 하니 얼마나 깨끗한 호수인지 알 수 있다.

바이칼 호에는 이 호수 특유의 생물들이 많은데 약 1,600종의 생물 중 절만이 넘는 900종이 바이칼 호에서만 서식하는 생물이라고 한다. 그 중에서도 진귀한 것이 바다표범의 일종인 바이칼 바다표범이다. 호수의 북부를 중심으로 3만 마리 정도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보통의 바다표범보다 몸길이는 2분의 1(1,2~1,3m), 몸무게는 10분의 1(50~60kg)정도인 작은 바다표범이다.

왜 바이칼 호의 바다표범이 진귀한가 하면, 원래는 바다에서 서식하는 동물인 바다표범이 담수호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약 200만 년 전까지는 바이칼 호가 바다였기 때문에 본래 담수에 서식하지 않는 바다표범이 살게 되었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바이칼 호는 원래부터 호수였다고 하는 반론도 있다. 러시아의 학자들 사이에서도 그 이유는 아직까지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아 있다.

[이야기가 있는 세계지도 - 오기노 요이치 지음 김경화 옮김/ 푸른길 출판사]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