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 점이 해외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

세계 어느 곳을 가 보아도 눈에 자주 띄는 간판이 있다. 미국의 패스트푸드 점들이 그 대표적인 것인데, 세계 각지에 햄버거 가게와 프라이드 치킨 가게가 진출해 있다. 미국과 오랜 적대 관계에 있던 러시아에 맥도널드 1호점이 문을 열었을 때에는 세계적인 뉴스로 다루어지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처럼 막강한 힘을 가진 패스트푸드 점일지라도 미국과 똑같은 메뉴와 맛, 양 그대로 제공하면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을 수 없다. 여기에 종교 문제까지 얽히게 되면 문제는 훨씬 더 복잡해진다.
예를 들어 인도의 수도 뉴델리에는 이미 오래 전에 패스트푸드 점이 진출했는데, 힌두 교도가 많은 인도에서는 쇠고기를 먹는 것은 법도에 어긋나는 일이었기 때문에 쇠고기로 만든 햄버거 메뉴를 완전히 바꾸고 치킨 버거와 양고기 버거, 피시 버거에 주력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스트푸드 점이 오픈할 때에는 가게 앞에 장사진을 쳤다고 하니 햄버거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만하다.
하지만 종교적인 문제로 고기를 전혀 먹지 않는 행사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에 패스트푸드 점도 영업에 지장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궁리 끝에 이들은 야채 메뉴를 개발하였다. 또 향신료를 넣은 음식을 즐기는 인도인들의 입맛에 맞춰 특별 메뉴를 개발하는 등 악전 고투의 나날이 계속되고 있는 듯하다.
생각해 보면 한국이나 일본에서도 데리 버거나 라이스 버거가 많이 팔리고 있기 때문에 인도만 특별하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이야기가 있는 세계지도 - 오기노 요이치 지음 김경화 옮김/ 푸른길 출판사]에서 발췌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