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을 ‘뉴욕의 마천루’라고 부르는 까닭은?

미국 본토 중에서 인기 있는 관광지를 꼽으라고 한다면 동해안에서는 뉴욕이 단연 최고일 것이다. 그리고 뉴욕 하면 맨해튼을 떠올리는 것이 보통인데, 사실 맨해튼은 뉴욕 주의 한 지구의 지나지 않는다. 미국에서 주라는 것이 얼마나 넓은지는 지도책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작은 섬에 불과한 맨해튼이 뉴욕의 대명사가 된 것은 무슨 이유일까? 그것은 바로 마천루(skyscraper)라고 일컬어지는 고층 빌딩군 속에서 세계의 정치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파워가 소용돌이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 넓고도 넓은 뉴욕 주에서 왜 하필 맨해튼에 고층 빌딩들이 빽빽이 들어서서 마천루를 형성한 것일까?
그 이유 가운데 하나로, 맨해튼이 허드슨 강과 이스트 강으로 둘러싸여 있어 무역 활동에 꼭 필요한 양항으로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 하나는 맨해튼 섬의 지반이 견고하다는 점이다. 이 섬의 암반은 선캄브리아기에 형성되었는데 빙하기에 상층부가 깎여서 견고한 결정편암이 밖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 같은 단단한 기반암 때문에 그 위에 얼마든지 고층 빌딩들을 세우는 것이 가능했던 것이다.
게다가 미국의 동해안 일대는 조산대가 아니기 때문에 대규모의 지진이 일어날 걱정도 없다. 몇 년 전 대지진으로 고속도로가 무너진 로스앤젤레스와는 대조적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마음 놓고 맨해튼 섬에 앞 다투어 고층 빌딩을 세우고 마천루를 형성해 놓는 것이다.

[이야기가 있는 세계지도 - 오기노 요이치 지음 김경화 옮김/ 푸른길 출판사]에서 발췌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