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여권을 소지하고 사는 남태평양의 섬 주민

미국이나 유럽 지역에 편중되었던 해외여행 취향도 요즈음에는 조금씩 여러 지역으로 분산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남태평양 국가들의 인기가 높아서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로 향하는 여행객들이 급증하고 있는데, 이들 중에는 뉴질랜드령으로 되어 있는 쿡 제도를 방문하는 이들도 있다.
쿡 제도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영국의 선장 캠프턴 쿡이 18세기에 세 번이나 항해했던 것에서 유래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쿡 제도는 독립 국가와 같은 기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국방과 외교 문제를 뉴질랜드에 위임한 자유 연합형 국가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 형태는 독립 국가의 체제를 갖추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에 세계의 절반이 넘는 국가들로부터 독립국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일반적으로는 뉴질랜드령으로 인식되고 있는 상태이다.
특히 쿡 제도는 국방과 외교 문제를 뉴질랜드에 위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양국 간에 독특한 협정을 맺고 있다. 바로 이 곳 섬 주민들은 쿡 제도의 국민이면서 또한 모두가 뉴질랜드의 여권을 갖기로 한 것이다.
게다가 오스트레일리아와도 뉴질랜드와 같은 협정을 맺고 있기 때문에 쿡 제도의 주민들은 모두 세 종류의 여권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이 곳 주민들이 뉴질랜드나 오스트레일리아로 이주하고자 할 때에도 별도의 비자 발급 없이 자유롭게 언제라도 살고 있는 섬을 떠나 다른 나라의 국민이 될 수 있다.

[이야기가 있는 세계지도 - 오기노 요이치 지음 김경화 옮김/ 푸른길 출판사]에서 발췌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