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의 D.C.는 무슨 뜻?

샌프란시스코가 있는 곳은 캘리포니아 주, 뉴욕이 있는 곳은 뉴욕 주.
‘그럼 미합중국의 수도 워싱턴이 있는 곳은?’ 이라고 묻는다면 순간 워싱턴 주라고 대답하기 쉬운데 이것은 틀린 대답이다. 워싱턴 주는 태평양 쪽에 있으며 완전히 장소가 다르다. 그렇다면 워싱턴이 어느 주에 속해 있느냐 하면, 사실 어디에도 속해 있지 않다. 수도 워싱턴은 연방의회의 직할구인 것이다.
수도 워싱턴의 정식 명칭은 워싱턴 D.C.인데 이 D.C.는 ‘District of Columbia’의 약자이다. ‘콜롬비아의 특별지구’라는 의미로 이 ‘D'에는 어느 주에도 속하지 않은 연방정부의 직할구라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 덧붙여 말하자면 ’C‘의 콜롬비아는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자 콜럼버스를 기념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째서 워싱턴 D.C.는 어느 주에도 속하지 않게 되었을까? 그 배경에는 미국의 건국사가 숨겨져 있다.
미합중국이 독립한 것은 1783년의 일이다. 최초의 연방정부는 필라델피아에 있었는데, 합중국 전체의 정부가 특정 주에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높아 어느 주에도 속하지 않는 특별지구의 구상이 거론되었다. 원래부터 주가 먼저 생겨나고 나중에 나라가 생긴 미국다운 이야기이다. 그래서 1790년, 포맥 강가에 신수도 건설이 정해지고 이듬해 메릴랜드 주와 버지니아 주가 260제곱킬로미터의 토지를 연방정부에 제공한다. 이리하여 어느 주에도 속하지 않는 워싱턴 D.C.가 탄생한 것이다. 당초의 예정으로는 수도 소재지역 전체를 ‘Territory of Columbia(콜롬비아 준 주)’, 연방도시를 ‘City of Washington(워싱턴 시)’로 하기로 했는데, 역시 준 주라고 해도 특정 주에 수도가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아 현재의 ‘워싱턴 D.C.’라는 형태로 정착되었다.
1982년 워싱턴 D.C.의 주민 투표로 ‘뉴 콜롬비아 주’ 설립이 결의되었는데, 역시 연방의회는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 수도에 관한 미국인들의 사고방식은 건국 이후 200년이 지나도 변함이 없었던 것이다.

출처: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세계지도] 재미있는 지리학회 지음, 북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