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륙 국가 볼리비아에 해군이 있는 이유는?

남아메리카의 내륙에 위치한 볼리비아 공화국은 이상한 나라이다. 브라질, 페루, 칠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등의 5개국에 의해 둘러싸인 내륙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옛날부터 해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세계 지도를 찾아보아도 볼리비아에서 바다와 연결되어 있는 곳은 확인할 수 없다. 오히려 인구의 절반 이상이 고지 특유의 건조한 바람이 휘몰아치는 해발 3,500m 부근에 모여 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볼리비아에서는 징병 제도를 통해 육군, 공군 그리고 해군까지 합해 18,000명 정도의 상비군을 갖춘 국가 안보 체제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어째서 내륙 국가이면서도 상비군인 해군이 있는 것일까? 그 원인은 지금으로부터 100년도 더 된 1879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볼리비아는 바다와 접해 있는 아타카마 사막을 자국의 영토로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자원이 풍부한 아타카마 사막에 눈독을 들인 인접 국가 칠레가 볼리비아를 침략함으로써 태평양 전쟁(칠레와 볼리비아 간의 전쟁)이 펼쳐졌다. 1883년까지 계속된 이 전쟁에서 칠레가 승리를 거두었고, 결국 볼리비아는 내륙국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 아타카마 사막을 되찾고 싶은 마음에서일까? 이유는 확실하지 않지만, 볼리비아는 당시의 해군을 그대로 유지시켜 지금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현재 볼리비아의 해군은 티티카카 호와 하천을 관할하고 있다. 그런데 ‘해전이라도 일어나면 어떻게 전함을 바다로 옮기지?’ 하는 걱정이 드는 것은 지나친 노파심일까?

[이야기가 있는 세계지도 - 오기노 요이치 지음 김경화 옮김/ 푸른길 출판사]에서 발췌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