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의 피지에는 왜 인도인이 많은가?

휴양지로 인기가 높은 피지. 이 섬을 방문하면 놀라는 일이 하나 있다. 남태평양에 떠 있는 섬인데 신기하게도 인도인이 너무나 많다는 점이다. 피지 전 인구의 반 정도가 인도계이니 말이다.

태평양의 섬 피지에 어째서 인도인들이 이렇게 많은 걸까? 그 이유를 따지려면 피지의 슬픈 역사를 알아야만 한다.

영국의 보호령이 되기 전, 피지의 인구는 15만 명 정도였는데, 그것이 매년 감소하여 20세기 초반에는 절반 가까이로 떨어졌다. 인구 감소의 원인은 전염병과 강제 노동이었다.

전염병은 서구인이 가져온 ‘독감’이었다. 그깟 독감 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 병에 대해 면역이 없었던 피지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치명적인 병이었던 것이다.

또한 플랜테이션 농장이나 광산에서의 강제 노동이 그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당시의 유럽인들은 노동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섬의 젊은이들을 전부 끌어 모아 플랜테이션 농장이나 광산에서 강제 노동을 시켰다.

약한 사람들은 병으로 쓰러지고, 강한 사람들은 노동으로 인한 과로로 쓰러졌다. 이런 실정으로 인구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형국이었다. 그러나 보호령인 피지의 인구가 줄어드는 것에 대해서는 영국으로서도 곤란한 문제였다. 그래서 영국인들은 인도에서 대량의 노동자들은 끌어 모았다. 피지에 인도 사람들이 늘어난 것은 그때부터였다.

플랜테이션이나 광산에서의 노동은 너무나 혹독해서 자살하는 자나 도망가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는데, 그래도 피지 정착을 희망하는 인도인들은 끊이지 않았다.

그리고 인도인의 출생률은 피지인들보다 높았다. 따라서 전 인구 중 인도인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점점 더 높아졌던 것이다.

출처: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세계지도] 재미있는 지리학회 지음, 북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