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트 3국이 유럽 열강의 목표가 된 지리적 사정

발트 3국의 이름을 말해 보라고 하면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을 것이다. 발트 3국은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공화국을 말한다. 이 세 나라는 모두 구소련의 해체와 동시에 독립한 나라이다. 구소련의 점령 하에 있을 때도 주민의 대다수를 이루고 있는 각 나라의 민족들은 자기들만의 고유한 모국어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오랫동안 구소련의 지배하에 있었다는 사실이 오히려 이상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발트 3국이라고 묶어서 부르는 일이 많은 것은 이 세 나라가 같은 이유로 오랫동안 다른 나라의 침략을 받아 왔기 때문일 것이다. 13세기경부터 최근까지 독일과 폴란드, 스웨덴 그리고 구소련의 침략과 지배를 받아 왔다. 그 이유는 지도를 보면 쉽게 이해가 될지도 모르겠다.

3국의 공통점은 발트 해와 접하고 있다는 것이다. 발트 해는 마치 큰 호수처럼 주위가 육지로 둘러싸여 있다. 이 점이 열강들이 발트 3국을 노리는 한 원인이 되었다. 

민족적인 유대감이 강한 북유럽 제국은 발트 3국을 병합함으로써 북유럽권의 확장을 도모했다. 

독일은 폴란드에서 발트 3국까지 영토를 확장할 경우 발트 3국과 동쪽으로 국경을 같이 하고 있는 적대적 소련에 대한 침략 거점을 마련하게 된다. 

반대로 구소련이 발트 3국을 차지하면 독일에 대한 군사적인 우위를 지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구소련을 흐르는 강이 발트 해로 흘러들어 가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었다. 강으로 침략하는 적을 막을 수도 있고 발트 해를 거점으로 유럽 각국으로 진출하기도 쉬워지기 때문에 발트 3국의 지배에 강한 집착을 보였던 것이다.

[이야기가 있는 세계지도 - 오기노 요이치 지음 김경화 옮김/ 푸른길 출판사]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