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국 이탈리아의 남북 갈등 원인은 무엇일까?

위도 차이가 가져온 기후 차이와 경제 격차

그리스 문명과 함께 오늘날 유럽 문명의 뿌리인 로마 문명 탄생지는 바로 이탈리아이다. 

이탈리아는 지중해 중앙부를 향해 장화 모양으로 길게 뻗은 반도국으로 10˚이상이 되는 남북 간 위도 차는 기후뿐만 아니라 산업 발달과 경제 수준, 사람들의 생활 습관에서도 큰 차이를 가져왔다. 

예컨대 지중해서 기후의 영향으로 여름 기온이 높은 남부 지방 사람들은 북부 지방 사람들에 비해 동작이 느리고 게으른 편이다.

현재 이탈리아의 남북 간 지역 갈등은 심각한 수준이다. 이는 수도 로마를 중심으로 남북 간의 진행된 뚜렷한 경제적 양극화 현상 때문이기도 하다. 

이 현상은 15세기 말 르네상스 시대로부터 점진적으로 시작되었다. 르네상스 시대를 맞으면서 북부 지방에서는 밀라노, 제노바, 토리노를 연결한 삼각 지대를 중심으로 상업과 산업 활동이 왕성하게 전개되어 일찍이 산업화가 이루어졌다. 

반면 남부 지방은 이 과정에서 소외되면서 전통적인 농업 중심의 사회에 머물러 유럽에서도 낙후된 지역이 되었다. 

북부 지방은 국민 총생산의 75%를 담당할 정도로 높은 경제 수준을 자랑하지만 남부 지방은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이탈리아 통일을 전후로 지배 세력은 단기간에 근대화를 강력히 추진하기 위해 남부 지방에서 세금을 거둬들여 북부 지방에 도로와 철도를 놓는 등 공업화의 기반을 마련했다. 그러자 북부 지방의 공업 삼각지대에 집중되어 있는 일자리를 찾아 남부 지방의 값싼 노동력이 대거 이동했다. 

가난한 남부 지방 사람들은 외국으로 이주하기도 했다. 미국의 거대 범죄 조직인 마피아의 단원은 거의 남부 시칠리아 출신이다. 

남부의 농촌 사회는 빠르게 붕괴되었고 북부 지방에서 생산된 공산품의 소비 시장으로 전락하면서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었다. 그 과정에서 북부 지방의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져 갔다. 1999년 이탈리아 북부 동맹은 분리 독립을 묻는 주민 투표를 실시하여 중앙 정부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현재 다양한 정책으로 남북 간 균형 발전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북부는 자신들이 낸 세금으로 남부 지방을 보조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또 남부는 정부의 지원 없이는 현 소득 수준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원을 늘려 달라는 요구를 강력히 제기하고 있다.

[모자이크 세계지리 - 이우평 지음/ 현암사 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