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는 어떻게 풍차의 나라가 되었을까?

네덜란드 간척지 개척의 일등 공신, 풍차

‘낮은(neder)', '땅(land)’을 의미하는 국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네덜란드는 국토의 4분의 1이 바다보다 낮고 나머지 지역들도 해발 100m를 넘는 곳이 거의 없을 정도로 평지나 다름없는 나라이다. 가장 높은 곳은 벨기에, 독일, 네덜란드 삼국의 국경이 만나는 드리란데푼트라는 고원 지대이지만 해발 321m에 불과하다.

북해 연안에 인접한 네덜란드 서부는 라인 강, 뫼즈 강, 스헬데 강이 상류로부터 운반해 온 퇴적물이 쌓인 충적 평야이다. 이곳은 북해의 해면보다 낮은 저지대이다. 이 때문에 홍수가 나면 주변 토지가 물에 쉽게 잠기고, 해일이 발생하면 땅을 거침없이 삼켜 버린다. 이를 막기 위해 네덜란드 사람들은 지면보다 높은 자연 제방 위에 주거지를 마련했다. 

이 자연 제방을 ‘담(dam)' 이라고 한다. 네덜란드 도시 가운데 암스테르담, 로테르담, 스파른담, 에담 등처럼 ’-담‘으로 끝나는 도시가 많은 것은 이렇게 강에 댐을 쌓고 거주지를 만들면서 도시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인들은 먼저 인공 제방을 쌓고 거대한 풍차를 돌려 갇힌 물을 퍼내 인공 간척지인 폴더를 넓혀 갔다. 최-초의 관개용 풍차는 1414년에 도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중세 시대부터 총 6,000km에 달하는 운하를 뚫어 넘치는 물을 북해로 보내 간척지를 넓힘으로써 국토를 확대해 나갔다. 그래서 네덜란드인들은 “세계는 신에 의해, 네덜란드는 네덜란드인에 의해 만들어졌다”라며 자부한다.

풍차는 네덜란드를 몇 백 년이나 구축해 온 주 동원력이다. 강한 서풍을 이용하기 위해 예전에는 9,000개에 가까운 거대한 풍차가 있었다. 그러나 증기 기관의 출현으로 점차 자취를 감추었고, 현재 전국에 1,000개 정도가 관광용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풍차는 네덜란드인들의 바닷물과의 투쟁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제2차 세계 대전 중에는 풍차가 나치를 공격하는 데 전술적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현재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국토의 상당 부분이 저지대인 네덜란드의 고민도 깊어 가고 있다.

[모자이크 세계지리 - 이우평 지음/ 현암사 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