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한 입에 삼키는 세계에서 가장 큰 도마뱀

대자연의 신비는 인간의 손이 닿지 않는 대지에서 탄생한다. 기나긴 세월 동안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에서 식물이 자라고, 그 식물을 먹이로 하는 동물이 생겨난다. 이처럼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대자연의 흐름 앞에 인간은 너무도 나약한 존재임을 깨닫는다. 이러한 곳을 견학하는 것은 세계지도를 보는 것만으로는 느낄 수 없는 여행의 즐거움 가운데 하나이다. 예를 들면, 인도네시아 발리 섬에서 동쪽으로 약 500 km 떨어진 인도양상에 위치한 코모도 섬에는 지도만 보고는 상상할 수 없는 생태계가 존재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세계에서 가장 큰 도마뱀인 코모도왕도마뱀이다.

지금까지 포획된 코모도왕도마뱀 중에서 가장 큰 것은 몸길이 3.13 m, 몸무게 166 kg인데 섬 안에는 이보다 더 큰 것도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사슴이나 돼지, 물소 등을 꿀꺽 먹어 치우는 육식 동물로서, 인간을 한입에 삼키는 것도 가능하다.

이런 코모도왕도마뱀이지만, 1억 3000년 전에 번성했던 공룡 모사사우르스의 후손이라는 점도 있고 하여 영화 ‘쥬라기 공원’과 유사한 세계를 체험해 보고자 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연간 1만 명을 넘고 있다.

관광 수입은 귀중한 재원이기 때문에 섬 주민들도 지금까지 보호해 왔던 코모도왕도마뱀에게 먹이 주는 장면을 볼거리에 추가하였다. 그러나 사람의 보살핌을 받게 되면 야성이 사라지게 된다고 하는 지적을 받아, 먹이 주는 횟수를 줄이는 등의 조치가 마련되고 있다.

역시 자연의 신비와 인간의 공생은 미묘하고 어려운 문제이다.

[이야기가 있는 세계지도 - 오기노 요이치 지음 김경화 옮김/ 푸른길 출판사]에서 발췌하였습니다.